도로관리에도 균형의 개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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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주교통매거진
  • 승인 2019.09.24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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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관리에도 균형의 개념을

 

황경수(제주대학교 행정학과 교수)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라는 책을 읽으면서 저는 시종일관, 교통의 역할이 아니었으면 우리 인류 중 사피엔스라는 종이 다른 종을 점령하고, 이렇게 세상을 지배하고 행패(?)를 부릴 수 없었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 중 육상에서는 단연 도로가 우선이지 않았을까?

제주도에서도 마찬가지일 듯하다. 서귀포시와 제주시를 연결하는 도로들이 뚫리면서 서귀포시는 많은 요소들이 쇠락해 가기 시작했다. 여객선과 화물선이 끊겨 항구의 내용이 달라졌다. 경제중심도 제주시로 쏠리게 되었다. 서귀포시로 발령이 나면 이사가던 풍토는 거의 사라지고, 서귀포시에서는 제주시로 밀어내려는(pushing) 경향이 많아지고, 제주시는 이를 끌어당기는(pulling) 유인들이 많이 작동하였다.

도로는 중심도시의 여러 가지 매력이나 경제발전의 과실을 주변으로 실어 나르는 여적효과(trickle down effect)도 있지만, 역으로 주변도시의 사람과 자본들을 역으로 중심으로 빨아드리는 빨대효과 혹은 역류효과(backwash effect)가 있다. 제주도에서도 육상교통, 특히 도로는 이러한 빨대의 역할을 하면서 균형을 깨는 작업들을 해왔다.

이러한 이론들이 지적하는 문제를 진단하기 위해 가끔은 기존정책에 대해 성찰하고 미래에 대해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제주도의 도로정책에 대한 성찰을 해보면 다음과 몇 가지 논의가 있음을 알 수 있다.

첫째, 교외지역에 대한 평가는 제주도에는 도로가 너무 많이 뚫려 있다. 환경훼손측면이 있다라는 것이다. 한라산 국립공원을 중심으로 중산간도로, 산록도로 등의 횡단 도로들이 많이 뚫려 있다. 도로는 제2 3의 개발을 유도한다. 지금이야 건축물들이 없지만 도로는 언젠가는 자본주의 에너지를 이용하여 도로주변에 건물들을 앉혀놓을 것이다. 환경과 미관을 훼손할 여지를 만든다는 것이다.

둘째, 해안도로에 대한 새로운 해석이 필요한 실정이라는 점이다. 제주도 전역을 해안도로로 연결시켜야 한다는 지도자들의 논리가 제주도 해안의 환경을 훼손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해안도로가 육상과 해상의 생태계를 파괴했다는 비판도 있다. 해안마을은 많은 발전을 보았지만 그 발전이 과잉이 되어 제주도다운 모습은 많이 사라지고, 원래 사시던 주민들이 이제는 다른 곳으로 이주해서 살아야 하는 상황이 되어가고 있다.

셋째, 도심 이면도로혼잡과 그에 대한 정비의 필요이다. 제주도청 일대와 하귀 택지개발지역 등에 일방통행을 추진하고 주차관련 정비를 도모하려고 하였으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일방통행과 이면도로정비가 관료주의 혹은 권위주의에 의해서 이끌어지는 것이 아니다. 더욱이 자본의 논리상 기득권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서 하는 것 또한 아니다. 주민의 생활, 가게들의 활성화, 안전 등을 고려한 정책이지만 이에 대한 공학적, 사회학적 필요성을 잘 알리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생각해본다. 제주시교육지원청 남측 이면도로는 정비가 되어 긍정적 측면이 있음이 알려지고 있다. 참고할 일이다.

넷째, 읍면동 지역 구도심 우회도로와 구도심의 쇠퇴이다. 읍면지역의 경우 섬의 특성상 해안마을로 조성되어 있다. 구도심의 혼잡은 새로운 우회도로를 만드는 형태로 바뀌면서 구도심의 쇠퇴를 조장하는 상황이 되었다. 속도라는 이념성이 큰 힘을 발휘한 것이다. 읍면동 지역이 활성화되면 다시 우회도로를 뚫고, 기존 구도심은 쇠퇴하고, 새로운 도로를 중심으로 발전하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환경훼손은 더욱 강화되는 문제를 만들 수 밖에 없는 구도로 가고 있는 실정이라 할 수 있다.

그러면 어떠한 논의가 필요할까?

작은 대안을 제안해보고자 한다.

첫째, 한라산쪽으로의 도로 개설은 환경훼손과 더불어 사고를 유발한다. 그래서 산악지역에는 충격흡수시설이 필요하다. 구배가 있는 곳에서 내려오다 커브를 만났을 때 제어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자연스럽게 충격흡수구간에 들어갈 수 있도록 하여 안전하게 차량이 정지되게 하는 시설을 준비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5.16도로와 1100도로의 경우 특히 그렇다.

둘째, 해안도로를 종주하는 개념이 아니라 접근만 하고, 해안도로에 접근하면 주차하여 해안을 자전거나 보행도로로 이동하도록 하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해녀분들과 농사용 차량들만 이동통로로 활용하고, 관광차량들은 주차 후 주변을 둘러보도록 하는 방안을 적극 모색할 필요가 있다. 해안도로로 인해 피해를 보았던 해안마을 주민들은 이 의견에 찬성하는 느낌을 가질 것이라 생각해본다.

셋째, 제주형 이면도로의 모델과 기준을 만들고 적용할 때에는 공학적 접근과 사회적 형평성을 고려해야하고, 엄격한 기준하에 적용하여야 한다는 점이다. 정책이 결정되기 전 사전 스크린(screening)상황에서 검토하고 결정하면 엄격하게 추진하는 것도 중요하다할 것이다. 반대가 있을 때 부분적으로 변경해주는 형식이면 전체적으로 신뢰를 잃을 수 있기 때문이다.

넷째, 읍면동 구도심의 도로에 대한 보행과 주차정비 작업이 필요하다. 관광객들이 방문하고, 읍면지역의 경제생활이 이루어지는 구도심 정비를 위한 제주형 모델을 제안할 필요가 있다. 이 때 구도심가로의 주차문제해결을 위한 제도가 먼저 고려되어야 한다고 제안한다. 구역단위 주차장정비와 관광객 등에게 주차정보를 알려주는 시스템 구축 등이 필요하다.

제주도의 도로는 육지부와 다르다. 그리고 제주도 내에서의 도로는 직간접적으로 다른 도로에, 주변마을에, 제주도 전역의 경제균형발전에, 그리고 관광객들에게 영향을 미친다. 일년에 평균 90여명 교통사고로 사망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도 그렇고, 제주도의 경제와 사회발전을 위해서도 도로의 관리가 제주도가 관심을 가져야 할 제1 요소라해도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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