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인문코너-6] 교통측면 접근성의 정치적 의미와 청렴노력
[교통인문코너-6] 교통측면 접근성의 정치적 의미와 청렴노력
  • 황경수 제주대학교 교수
  • 승인 2024.09.03 10: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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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스토텔레스의 「정치학」이라는 책을 통해서 아리스토텔레스가 이야기하는 “인간은 정치적 동물이다”라는 의미와 청렴에 대해서 살펴보고자 한다. 

“인간은 정치적 동물”이라는 말은 정치권력을 추구한다는 측면이 아니다. 인간은 혼자 고립해서는 살아갈 수 없고, 공동체생활을 하기 위해 정치라는 다양한 행위와 기술들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는 것이다.

필자가 생각할 때, 만남, 설득, 조직, 갈등관리, 이해조정, 협상 등의 소양을 갖출 필요가 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아리스토텔레스가 강조하는 정치적이란 것의 의미는 「정치학」 책 전반에서 찾아볼 수 있다. 다음 두 가지 측면으로 이해할 수 있다.

첫째, 정치적이라는 것은 고립에서 해방되고, 공동체 생활을 해야 살아낼 수 있다는 측면이다. 공동체의 중요성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이 지점에서 “정의란 무엇인가”를 발간한 미국의 마이클 샌댈과 만난다. 둘째, 정치적이라고 하는 것은 공동체 생활속에서 공동체의 정치적 기제가 작용하여 자급자족도 가능하게 한다는 것이다. 개인의 자급자족을 강조하기에 앞서 공동체의 자급자족이 먼저이고, 그 공동체의 자급자족을 통하여 개인이 살아갈 수 있다는 측면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 교통은 이러한 아리스토텔레스의 정치적 생활의 의미에 어떤 점을 보탤 수 있을까를 고민할 필요가 있겠다. 접근성과 인권 측면이다. 최근 인권의 제1장 제1과가 ‘이동성 확보’라고 강조한다. 이동의 제약은 인권적 측면에서 가장 큰 장애가 될 수 있다는 측면이다. 교통이 이 이동성을 확보하는 데에 가장 큰 역할을 한다고 해도 부족함이 없다. 공동체의 생활을 위해서, 고립에서 탈피를 위해서, 공동체의 자급자족과 개인의 자급자족을 위해서 교통의 역할이 필요한 것이다. 우리는 교통을 하나의 시설물, 하나의 장치를 개발하거나 설치하고 운영하는 것에 한정하여 의미를 부여하기 보다는 우리 삶의 기본(이동과 접근성)을 만들어주는 가장 중요한 요소가 교통이라는 해석을 하면서 교통 전문가로서 자존과 자긍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본 편에서는 추가적으로 아리스토텔레스의 「정치학」이라는 책에서 청렴을 위한 노력의 표현들을 찾아보았다. 첫째, 청렴을 위해서 국무총리나 장관 같은 사람들을 일반 시민들이 사는 공간과 분리하여 섬에서 살도록 했다는 점이다. ‘코스모이’라는 도시국가에서는 집정관과 같은 중요한 관직은 섬에서 살도록 했다는 사례를 들어 보여주고 있다. 둘째, 다수에 의한 정치체제(정체)는 비교적 부패하지 않는다고 보았다. 당연히 군주정이나 귀족정과는 달리 민주정이 바람직하다는 내용을 내포하고 있는 것이다.

“다량의 물은 소량의 물보다 용이하게 부패하지 않는다. 그리하여 일반 국민은 소수자처럼 용이하게 부패하지 않는다.”라고 표현한다. 동양으로 연결하여 보면 중국의 순자의 표현과 연결이 된다. 다수에 의한 정치, 백성을 큰 강이나 바다에 비유하여 설명하는 부분이다. “백성은 물, 임금은 배이니 강물의 힘으로 배를 뜨게 하지만 강물이 화가 나면 배를 뒤집을 수도 있다”는 군주민수(君舟民水와)와 통하는 듯 하다. 부패하지 않는 국민을 말하는 것이며, 혹여 정치가 합리적이지 않으면 국민의 바른 길을 찾으려는 움직임이 있다는 논리인 듯 하다.  

교통은 과학이고 공학이다. 공동체와 벗어날 수 없는 것 또한 현실이다. 다수의 의견을 어떻게 해야할 것인가하는 과제가 남는다. 교통전문가들의 역할이 중요함과 더불어 일반 국민들의 의견을 잘 반영해야한다는 측면 또한 중요하다할 것이다. 우선 전문가들은 부패의 문제로부터 자유로와야한다. 우리나라는 시스템적으로 부패의 문제는 많은 부분 해결하고 있다. 다행이다. 좀 더 디테일하게 부패를 막아낼 수 있는 고민들은 지속되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다수체는 부패하기가 용이하지 않다는 주장으로부터 얻을 수 있는 교훈은 혼자의 결정보다는 위원회나 회의체를 통해 의견을 나누는 것이 합리적일 수 있다는 점이다. 다양한 이야기를 듣고, 항시 해당지역의 인문학적 삶의 특징들을 파악해서 교통에 반영하는 노력이 매우 중요함을 알 수 있다. 이는 교통영역이 해당지역의 주민들로부터 정책순응을 확보하는 길이며, 교통의 영역을 안전하게 보전하는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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