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함, 그것은 습관이 되어야 한다
익숙함, 그것은 습관이 되어야 한다
  • 제주서부소방서 김영호 서장
  • 승인 2018.12.01 09: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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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9일 모슬포 방어축제에서 몇몇 지인들과 덕담을 나누면서 제주에서도 이제는 행사장이나 약속장소에 늦지 않게 도착하려면 약 2시간 전에는 목적지로 출발을 해야한다고 하면서 제주의 교통상황에 대해 많은 우려를 하는 이야기를 들었다.


특히 교통사고로 인한 사회적 손실이 크게 나타나고 있는 사실에 모두가 공감하고 있었다. 우리 사회에는 아직도 음주운전, 과속, 앞지르기, 신호위반 등 교통사고를 유발하는 원인들에 대한 대책이나 인식이 부족한 것은 사실이다

올해 11월30일 기준 도내 재난현장에서의 안전사고 관련하여 10,877건 구조출동이 있었으며, 그 중 671건이 교통사고로 인한 구조출동이었다.

 

 

 

또한 교통사고로 인한 구급환자가 4,787명이 발생해서 병원으로 이송했는데 이렇게 발생한 교통사고에서 경미한 부상으로 끝나면 다행이지만, 아스팔트 위에서 내 잘못이 아님에도, 혹은 정말 사소한 실수나 음주운전, 과속 등으로 인해 발생하는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는 경우도 많이 있었다. 

제주소방안전본부에서는 교통사고 시 인명피해를 최소화하고 신속한 현장 대응을 위해 ‘교통사고 대비 특별구조훈련’을 지속적으로 실시함으로서 어떤 사고에도 대응할 수 있는 구조역량을 기르고 있다.

 

하지만 나를 포함한 일반 운전자들에게 더 중요한 것은 평상시에 준비되어 있는 자신의 태도일 것이다. 한 순간의 사소한 행동이 자신을 포함한 누군가를 위험하게 할 수도 있고, 평소에 몸에 배어있는 소소한 사고 예방책이 자신을 안전하게 하는 데 도움이 되는 초석이 될 수도 있다. 
 
‘익숙함에 길들여져 소중한 걸 잊지 말라’는 말이 있다. 누군가에겐 까마득히 잊혀졌을지 모르지만, 운전자와 차량 탑승자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안전띠 착용일 것이다. 


지난 2014년 교통안전공단에서 교통사고시 사망률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전좌석 안전띠 중요성을 확인하기 위한 실험 결과를 보면 충돌시험은 12인승 승합차가 시속 80km의 속도로 주행하다가 도로옆 콘크리트 구조물에 충돌했을 때 안전띠를 매지않은 승객은  천정이나 내측 벽, 의자 등에 심하게 부딪치거나 차 외부로 신체의 일부가 이탈되는 양상을 보였으며, 안전띠를 맨 경우보다 상해 가능성이 16배 가까이 높았다.


반면, 안전띠를 맨 승객은 몸이 의자에 고정되어 있어 충돌시에 차 내부의 단단한 부위에 부딪치지 않아 부상의 정도가 경미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실제로 자동차 충돌사고 발생시 안전띠를 착용하지 않으면 흔들리거나 전복되는 과정에서 승객이 자동차 밖으로 튕겨나갈 가능성이 높고, 자동차 밖으로 튕겨 나갈 경우 사망할 가능성은 13.59%로 차 밖으로 튕겨 나가지 않는 경우의 사망률보다 약 18배 높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그 만큼 자동차 운행시 전좌석 안전띠 착용이 중요함이 입증된 것이라 할 수 있다
 
또 한가지 중요한 것은 도로에서는 적정 속도와 교통법규를 지켜야 한다.

 

도로는 레이싱 경기장이 아니다. 자신을 포함한 운전자와 보행자들 모두가 이용하는 공간에서 지켜야 하는 규칙이 있고 도로 이용자들 모두는 그 규칙을 지켜야 할 의무가 있다.

 

이미 유치원생들도 다 아는 당연한 사실이 어느 순간부터 그게 처음부터 당연히 그랬던 것처럼 여겨지게 되고, 그렇게 조금씩 기억에서 잊혀지기 시작한다. 그리고 사고는 사소한 걸 방치하고 잊으면서 시작되기 마련이다.


미국의 허버트 윌리엄 하인리히(Herbert William Heinrich)는 당시 보험사에서 근무하면서 하나의 법칙을 알게 되었다.

 

어떤 재난이 발생하여 중상자가 1명 나오면 그 전에 같은 원인으로 발생한 경상자는 29명, 같은 원인으로 부상을 당할 뻔한 잠재적 부상자는 300명 있었다는 ‘하인리히 법칙(Heinrich;s Law)’이다.

 

큰 재난에는 항상 사소한 것들을 방치할 때부터 조금씩 시작된다는 것을 알려주는 이 법칙은 현재까지도 많은 점을 시사한다. 한사람 한사람의 조그마한 방심이 모여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안전사고, 특히 교통사고는 언제 일어나리라고 장담할 수 없다. 자신의 부주의로도 사고를 당할 수 있고, 자신이 규범을 잘 준수해도 누군가의 실수로 사고를 당할 수 있다. 그것이 큰 재난으로 이어지느냐의 여부는 도로 이용자, 즉 사회 구성원들의 안전 의식에 큰 뿌리를 내리고 있다고 생각한다. 

 

2018년도 한 달도 채 남지 않았다.

 

새해를 맞이하기 전에 다시 한 번, 당연하다고 여겨왔던 관념들을 재정비하고 둘러보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다가오는 2019년 기해년은 제주교통뉴스와 함께 좀 더 안전하게, 무탈하게 보내는 한 해로 다가오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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