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오수원 / 제주시청 공보실 보도팀장
요즘 참치 캔에서는 이전과 비교해 뭔가 다른 점을 찾을 수가 있다. 날카로운 알루미늄 캔 뚜껑 대신 종이 재질로 제작된 뚜껑이 그것이다. 덕분에 적은 힘으로도 캔을 딸 수가 있으며 손을 다칠 우려도 줄어들었다. 사소한 것이지만, 이것이 기본적으로 유니버설디자인(Universal Design:UD)이 적용된 물건이 아닌가 싶다.
UD란 용어는 미국의 건축가인 로널드 메이스가 만들었는데, ‘모든 사람들을 위한 디자인’의 개념을 내포한다. 연령과 성별, 국적(언어), 장애와 같은 개인의 능력과 개성의 차이와 관계없이 처음부터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건축, 환경, 서비스 등을 구현하고 디자인 하는 것을 의미한다.
현재, 국내 각 지자체에서는 지역주민에게 만족도를 최대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UD 정책의 도입이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 그 배경에는 사람의 가치관이 물질적인 만족만이 아닌 문화, 환경, 예술 등의 측면에서 생활의 질적 향상이 중요시 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한편, 제주도에서도 2007년 교통약자에 이어 2013년에는 관광약자를 위한 조례를 만들어 UD 정책을 지속적으로 실현해 오고 있는데, 장애인 콜택시, 저상버스 도입 등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제주는 연간 1,500만 관광객이 드나들고 있고 유네스코 3관왕, 평화의 도시, 국제자유도시 등 수많은 이름을 가지고 있지만 구석구석을 살펴보면 장애인을 비롯한 모든 사람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은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다.
이에, 제주시에서는 도로 경계석을 낮추는 등 애초 장애를 제거하여 이용자의 불편을 최소화하고 누구나 차별을 받지 않는 공간 조성을 위해 우선 공공기관, 공공시설에 UD를 선제적으로 도입 확산시켜 나갈 계획에 있다.
UD를 적용하기 위해서는 애초 설계과정서부터 추가비용 없이 누구나 진입과 이용 가능한 보편적인 설계가 적용되어야 한다. 그래야 비용대비 효율성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 무엇보다, 누구도 차별받지 않는 환경구축에 대한 발상 전환과 사회적 관심이 중요하다. 유니버설 디자인은 우리가 지속적으로 추구해 나가야 할 평등한 세상의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