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조로 연장 개통을 반긴다. 하지만...
애조로 연장 개통을 반긴다. 하지만...
  • 제주교통연구소 신명식 책임연구원
  • 승인 2020.02.14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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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교통연구소
신명식 책임연구원

제주시 애월읍 일주서로 구엄교차로에서 제주시 조천읍 일주동로 신촌리 구간을 연결하는 애조로는 애월읍과 조천읍을 연결한다고 하여 도로명칭이 정해 졌다.

26.3km 길이를 6개구간으로 나누어 1999년부터 공사를 시작한 후 지난 11일 다섯 번째 구간인 첨단과학단지 북측 동샘교차로에서 번영로를 연결하는 회천교차로구간 4.2km가 새롭게 연장 개통되었다.

아직 나머지 한 개 구간인 회천교차로에서 신촌교차로 3.8km가 남아 있지만 제주특별자치도 동부지역 주간선도로인 번영로까지 연결되었다는 점에서 그 의미는 크다고 할 수 있다.  

서부지역보다 도로 개설이 미흡했던 동부지역에 새로운 도로가 연결되면서 동부지역과 제주시 신제주권과의 자동차 이동이 용이해질 뿐만 아니라 제주시 도심권을 반드시 통과할 수밖에 없는 불편을 감수해야 하는 서부지역으로의 이동도 한결 수월해지는 효과를 낼 수 있어서 그동안 연삼로와 연북로에 집중되었던 도로정체 해소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제주항과 서부지역을 연결하는 화물차 이동도 제주시 용담동과 제주공항 주변 도로를 이용하기 보다는 제주시 사라봉 교차로만 통과하면 번영로와 애조로 이용으로 운행시간 단축과 편리한 운행이 가능하여 앞으로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애조로 연장 개통은 제주 동부지역 자동차 이동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나 연장구간에 여러가지 문제점을 노출시키고 있다.

우선 야간 운전시 도로선형을 나타내 주어 안전운전에 도움을 주는 시선유도표지(델리네이터)가 잘못 설치되어 있다.

국토부지침에는 자동차가 주행하는 방향에서 오른쪽에는 흰색 원형 반사체를 설치하고 왼쪽 중앙선에는 황색 원형 반사체를 90cm 높이로 50m이내 간격을 두고 설치하도록 하고 있는데 모두 흰색으로 설치되어 있다. 안전운전에 지장을 줄 뿐만 아니라 도로를 잘못 진입했을 때 역주행 우려를 낮고 있다. 회전교차로 중 봉개동 방면에서 애조로로 진입하기 위해 우회전차로를 이용할 때도 문제점을 노출 시키고 있다.

우회전차로 진입 후 애조로 직진차로에 진입하기 위해서 가속차로를 주행하면서 직진하는 자동차 상태를 확인해야 하는데 가속차로가 없다.

연장구간에 있는 3개의 교차로에는 모두 가·감속차로가 있고 별도의 길가장자리구역까지 설치되어 있는데 오히려 다른교차로보다 우회전 진입 자동차가 많은 이 구간에만 가속차로가 없는 것이다. 길가장자리구역을 이용하여 직진차로에 진입해야 하는데 더욱 잘못된 것은 5m 정도의 흰색 점선구간을 제외하고는 차도와 길가장자리구간을 구분하는 선이 2개의 흰색실선으로 되어 있어서 직진차로의 진입이 불가능한 상태이다. 실선구간에서 진입하다가 직진차량과의 교통사고라도 발생하면 그 책임은 실선구간을 통과한 자동차 운전자가 질 수 밖에 없다.

이 우회전 차로는 번영로에서 진입을 유도하는 표지판이 없어서 운전자들이 놓치기 쉽고 회전반경이 협소하여 대형 자동차가 진입할 때도 어려움이 예상되는 문제점도 안고 있다. 애조로와 번영로를 연결하는 회천교차로는 아직 마지막 구간공사가 남아 있어서 임시적인 P턴형으로 되어 있다. 360도 회전해야 하는 구간으로 잘못하면 도로를 이탈할 수 있는 구간이다.

애조로 제한속도가 시속 80km이하인 것을 감안하면 도로사정을 잘 모르는 운전자인 경우 이런 위험성에 노출되어 있다고 할 수 있는데 도로 이탈을 방지하는 방호시설이 허술하다. 중앙선부분과 도로외곽에 임시방호시설이 설치되어 있는데 임시시설인 플라스틱 시설은 속이 텅비어 있는 상태로 설치되어 있다. 물이나 모래를 가득 채워 설치되어 있어야 자동차가 충격시 중앙선침범이나 도로이탈을 방지해서 교통사고 피해를 감소시킬 수 있는데 방호시설 효과를 낼 수 없는 상태인 것이다.

또한 절물휴양림 방면과 연결되는 직진동선은 일치하지 않아서 운전자에게 혼란을 초래하고 있으며 번영로 보도높이와 애조로 길가장자리 높이도 연석 높이인 20cm정도 차이가 발생하고 있어서 야간 보행자나 자전거 이용자에게 위험을 초래하고 있다.

방향표지판도 미흡함을 노출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150여m 간격을 두고 예고표지판과 본표지판을 설치해야 하지만 월평동과 용강동 방면에서 애조로 진입시 거리가 짧은 것을 감안하면 방향표지판 한 개만 설치한 것은 이해 할 수 있다. 그렇지만 월평8길교차로인 경우 북측 방향표지판은 교차로와 거리가 멀고 남측교차로에는 방향표지판이 없다. 노면 방향표시가 전혀 없는 상태에서 이 지역 사람이 아닌 경우 자동차 운전자가 가고자 하는 방향을 찾아 가기란 쉽지 않다.

용강6길교차로 북측에는 교통섬과 연결되는 횡단보도가 있다. 이 횡단보도 길가장자리 지점에는 식수대이 만들어져 있어서 보행동선이 단절되어 있다. 보행자는 식수대를 건너야 한다. 동샘교차로에서 번영로 방면으로는 가속차로가 설치되어 있는데 양보표시인 노면표시가 없다. 이 교차로 첨단과학단지에서 번영로 방면 길가장자리와 월평동 방면 길가장자리에는 횡단보도 안내표지판이 설치되어 있는데 우회전차로와 근접 설치되어 있어서 우회전 자동차 내륜차(직진시 앞바퀴 궤적보다 뒷바퀴 궤적이 안쪽으로 들어오는 것))로 인해 충격할 수 있는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

이처럼 애조로 연장 신설구간은 여러 가지 문제점을 노출하고 있다. 이 도로를 개설한 제주도 담당부서나 공사업체는 도로개설과 관련해서 전문성을 갖추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도 이런 문제점을 내포한 상태에서 도로개통을 한다는 것은 이해 할 수가 없다.

더군다나 지난 4월 대부분 구간이 완공되었으나 회천교차로 고가도로 설치 지연으로 개통이 지연되었기 때문에 완공된 도로에 대한 반복적 점검으로 문제점 보완이 가능한 시간적 여유가 있었는데도 그대로 개통했다는 것은 심각한 사항이다.

이런 도로에서 교통사고가 발생하면 그 책임은 자동차 운전자에게만 돌릴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올해 들어 9월말까지 전국 교통사고 사망자는 2,402명으로 전년 동기대비 13.9%의 감소율을 보이고 있다. 전국 대부분 지역이 감소추세를 보이고 있지만 유독 제주지역은 53명이 사망자가 발생하여 전년 동기대비 1.9%의 증가율를 보이고 있는데 도로구조와 안전시설물 미흡이 기여하고 있지는 않은지 되새겨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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