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번호판의 매직(magic, 마술)
자동차번호판의 매직(magic, 마술)
  • 황경수 교수
  • 승인 2019.12.17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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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번호판의 매직(magic, 마술)

                                                               

황경수 교수(제주대학교 행정학과)

2011, 제주연구원 강창민 박사님과 함께 특화된 자동차등록번호판 도입과 관련한 연구를 수행한 적이 있다. 관광을 전공한 문성민 박사의 자문과 도움을 많이 받았다. 지면을 빌어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그 보고서의 내용을 돌이켜 생각하면서 자동차번호판이 펼칠 수 있는 마술의 여러 가지를 생각해본다. 이 내용들은 제주도내의 자동차 관리를 위해서 우리가 취할 수 있는 또 하나의 기법이라고 할 수 있다.

첫째, 세외수입 측면에서 긍정적이다. 자동차번호판을 파는 것이다. 중국 사람들은 8자를 좋아한다고 한다. 8자가 하나있는 번호판, 8자가 네 개 있는 번호판의 값은 다르다고 한다. 당연, 8개 있는 번호판 값이 비쌀 것이다. 우리나라는 3자와 7자를 좋아한다. 그 번호에 대해 선호하는 분들에게는 추가적인 부담을 지도록 하여 세외수입을 확보하는 것이다. 혹여 4자가 들어가 있는 번호판을 싫어하는 사람이 많다면 그 번호판에 대해서는 세금을 한 때라도 할인해주는 방법도 택할 수 있다. 인센티브를 활용하는 방법이라 할 수 있다.

둘째, 세금관리에 효과적일 수 있다. 세금을 입금하면 번호판 위에 붙일 수 있는 스티커를 발부해주는 것이다. 미국에서는 해마다 세금을 내는 사람에 한 하여 그 스티커를 보내준다. 번호판에 부착하는 것이다. 1년이 지나서 다시 스티커를 필요로 할 때 즈음 입금하면 우편으로 보내주는 것이다. 그러면 그 스티커를 자동차 번호판에 부착하게 된다.

셋째, 제주도와 같은 곳에서는 입도차량에 대해 통제도 할 수 있다. 번호판에 붙이는 스티커모양을 달리하여 입도차량, 임시 운행차량에 대해서 관리한다. 그리고 비용을 지불하도록 한다. 도로의 사용에 있어서 무임승차자(free rider)가 없는 제주도를 만드는데 기여할 수 있다.

넷째, 영예를 부여하여 건강한 공동체를 만드는 데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지역과 국가에 기여하는 분들에 대한 명예를 존대하는 표시를 번호판에 부착할 수 있도록 하여 공동체가 그들을 기억해주는 것이다. 마이클 센델(Michael J. Sandel)이라는 사람이 보면 아주 좋아할 것 같다. 센델은 공동체내에서 미덕을 찾아 영예를 부여하면 정의로운 사회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우리나라 같으면 군 제대하신 분들, 참전용사들, 전몰군경 가족 분들 등에 대해서 번호판에 그 의미를 표시하게 해주는 것이다.

다섯째, 제주도이미지 홍보에 일익을 담당할 수 있다. “청정과 공존의 섬, 제주도라는 표현을 붙일 수 있도록 허가하는 것도 방법이다. 제주도가 홍보하는 내용의 문구를 붙일 경우 자동차관련 세금을 일부 면해주는 제도를 만들어도 될 듯하다.

여섯째, 공동체 소속감 제고의 표상이 될 수도 있다. 소속 집단을 표하고 싶은 분들에게 신청을 받아서 일정금액을 납부케 하고, 소속된 조직의 문양을 붙이도록 하는 방법이다. 사회봉사단체, 동아리 모임, 스포츠클럽, 환경보호 그룹 등의 의미를 표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다소 걱정되는 점은, “어쩔 수 없이 생기는, 의도하지 않았지만 나타는 부정적 외부효과(externality)”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국가가 제공하는 세금혜택을 받을 수 있는 스티커를 복사해버리거나, 다른 분들의 스티커를 훔쳐서 붙인다든가 하는 사례들이다. 이런 부분은 당연히 보완하면서 해 나가면 될 것이다. 이럴 때 쓰는 좋은 말이 있다. “구더기 무서워서 장 못담그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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