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번호판의 매직(magic, 마술)
2011년, 제주연구원 강창민 박사님과 함께 “특화된 자동차등록번호판 도입”과 관련한 연구를 수행한 적이 있다. 관광을 전공한 문성민 박사의 자문과 도움을 많이 받았다. 지면을 빌어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그 보고서의 내용을 돌이켜 생각하면서 자동차번호판이 펼칠 수 있는 마술의 여러 가지를 생각해본다. 이 내용들은 제주도내의 자동차 관리를 위해서 우리가 취할 수 있는 또 하나의 기법이라고 할 수 있다.
첫째, 세외수입 측면에서 긍정적이다. 자동차번호판을 파는 것이다. 중국 사람들은 8자를 좋아한다고 한다. 8자가 하나있는 번호판, 8자가 네 개 있는 번호판의 값은 다르다고 한다. 당연, 8개 있는 번호판 값이 비쌀 것이다. 우리나라는 3자와 7자를 좋아한다. 그 번호에 대해 선호하는 분들에게는 추가적인 부담을 지도록 하여 세외수입을 확보하는 것이다. 혹여 4자가 들어가 있는 번호판을 싫어하는 사람이 많다면 그 번호판에 대해서는 세금을 한 때라도 할인해주는 방법도 택할 수 있다. 인센티브를 활용하는 방법이라 할 수 있다.
둘째, 세금관리에 효과적일 수 있다. 세금을 입금하면 번호판 위에 붙일 수 있는 스티커를 발부해주는 것이다. 미국에서는 해마다 세금을 내는 사람에 한 하여 그 스티커를 보내준다. 번호판에 부착하는 것이다. 1년이 지나서 다시 스티커를 필요로 할 때 즈음 입금하면 우편으로 보내주는 것이다. 그러면 그 스티커를 자동차 번호판에 부착하게 된다.
셋째, 제주도와 같은 곳에서는 입도차량에 대해 통제도 할 수 있다. 번호판에 붙이는 스티커모양을 달리하여 입도차량, 임시 운행차량에 대해서 관리한다. 그리고 비용을 지불하도록 한다. 도로의 사용에 있어서 무임승차자(free rider)가 없는 제주도를 만드는데 기여할 수 있다.
넷째, 영예를 부여하여 건강한 공동체를 만드는 데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지역과 국가에 기여하는 분들에 대한 명예를 존대하는 표시를 번호판에 부착할 수 있도록 하여 공동체가 그들을 기억해주는 것이다. 마이클 센델(Michael J. Sandel)이라는 사람이 보면 아주 좋아할 것 같다. 센델은 공동체내에서 미덕을 찾아 영예를 부여하면 정의로운 사회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우리나라 같으면 군 제대하신 분들, 참전용사들, 전몰군경 가족 분들 등에 대해서 번호판에 그 의미를 표시하게 해주는 것이다.
다섯째, 제주도이미지 홍보에 일익을 담당할 수 있다. “청정과 공존의 섬, 제주도”라는 표현을 붙일 수 있도록 허가하는 것도 방법이다. 제주도가 홍보하는 내용의 문구를 붙일 경우 자동차관련 세금을 일부 면해주는 제도를 만들어도 될 듯하다.
여섯째, 공동체 소속감 제고의 표상이 될 수도 있다. 소속 집단을 표하고 싶은 분들에게 신청을 받아서 일정금액을 납부케 하고, 소속된 조직의 문양을 붙이도록 하는 방법이다. 사회봉사단체, 동아리 모임, 스포츠클럽, 환경보호 그룹 등의 의미를 표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다소 걱정되는 점은, “어쩔 수 없이 생기는, 의도하지 않았지만 나타는 부정적 외부효과(externality)”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국가가 제공하는 세금혜택을 받을 수 있는 스티커를 복사해버리거나, 다른 분들의 스티커를 훔쳐서 붙인다든가 하는 사례들이다. 이런 부분은 당연히 보완하면서 해 나가면 될 것이다. 이럴 때 쓰는 좋은 말이 있다. “구더기 무서워서 장 못담그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