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과 공유의 조합, 그 행복과 걱정
자율주행과 공유의 조합, 그 행복과 걱정
  • 황경수 교수
  • 승인 2019.11.26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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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주행과 공유의 조합, 그 행복과 걱정

                                   

황경수 교수(제주대학교 행정학과)
황경수 교수(제주대학교 행정학과)

자율주행의 시대가 온다. 공유의 바람도 불어온다. 대한민국이 아무리 거부해도 어쩔 수 없는 흐름이다. 제주도에는 태풍이 되어 올지도 모른다. 준비를 해야한다.

자율주행과 공유의 조합이 줄 행복한 세상을 생각해보자.

첫째, 외국인이든, 어르신이시든, 환자이든 이동권에 대한 접근이 용이해진다는 점이다. 나들이가 쉬워진다. 병원진료도 쉬워진다. 어르신들의 행복감은 크게 증대할 것이다. 자동차 속에서 자기발전적 시간을 보낼 수도 있게 되었다.

둘째, 주차장관련 분쟁이 사라지고, 지금처렴 주차장 공급을 위한 차고지증명제는 없어져야 할 상황이 될 수도 있다. 공유라는 개념이 있어서 굳이 차량을 소유할 필요가 없고, 문자만 날리면 그 공유차량이 서비스를 제공하려고 우리 집 앞에 대기하게 된다. 주차장이 필요없는 세상이 올 수 있다. 다만 그 차량들이 머무를 공동차고지를 필요로 하는 정도이겠다.

셋째, 애주가들에게는 희소식일 수 있다. 음주운전 단속이 없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는 안된다고 본다. 운전 중 사람이 개입못하게 하는 법이 만들어져야 하고, 음주한 사람이 개입을 하면 더욱 큰 벌을 주는 쪽으로 대비해야 할 것이다.

걱정이 되는 점도 있다.

첫째, 일정 구간의 노선을 왕복하는 버스 운전사분들은 줄어들 수도 있다. 물론 버스를 관리차원에서 필요하겠지만, 그 역할은 버스운전의 전문성이 없어도 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점이다. 결국에는 특별운송수단과 같은 서비스를 제외하고는 운전기사분들이 직업을 잃는 상황이 될 수 있다. 영업용 차량들은 서비스상품으로 바뀌어 그 회사마다의 차별화된 서비스를 만들어내는 쪽으로 발전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둘째, 서로 주고받는 정보 시스템으로 비밀이 사라지고 모든 정보에 의한 권력이 한 곳으로 모이게 된다는 점이다. 구글!? 아니면 자동차 제조사, 혹은 교통정보시스템 관리자가 될 수도 있다. 자율주행자동차는 현장 인식에 의한 판단과 본부에서 개별차량들에게 주워지는 정보에 의한 판단으로 의사결정을 하고 움직이기 때문이다. 보행자들의 움직임, 동물들의 움직임, 고인 물의 흐름, 싱크홀(도로파임) 등의 정보를 끈임없이 유동적으로 제공하는 시스템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셋째, 사고가 날 경우 어떤 도덕의 원리가 적용될 것인가에 대한 걱정이다. 그대로 돌진할 경우, 예를 들면, A상황은 어쩔 수 없이 직진하게 되어 어린이 5명이 죽을 수 있다. B상황은 어린이 5명을 살리고 일부러 핸들을 꺽어서 도로 밖에 있던 죄없는 어르신 1명을 대신 죽게할 수도 있다. C상황은 다른 사람은 보호하고 우리 승객 중에 한 명이 죽을 수 있다고 할 때, 자율주행자동차에게 어떤 쪽으로 프로그래밍해서 대처하게 할 것인가에 대한 도덕적 딜레마에 빠지는 상황이 만들어질 수 있다. 지금과 같이 운전자가 상황에 맞게 판단하고, 그 내용을 법적으로 묻는 상황이 아니라, 자동차에 프로그래밍하여 그 도덕적 내용을 보고 소비자가 자동차를 구입하게 하는 상황이 오게 된다. 도덕적 고민이 생길 수 밖에 없다. 이는 1967년 필리파 푸트가 제시한 트롤리 딜레마와 비슷한 걱정이다.

넷째, 운전자가 어떤 마음인지 알 수가 없어서 소통하기가 어렵게 된다. 지금 시스템에서는 보행자들이 운전자의 눈과 마주치면서 의사전달을 서로 하고, 길을 건너곤 한다. 자율주행자동차에서는 운전자가 없다. 그러면 서로 의사소통하기가 쉽지 않다. 자동차가 출발하고자 한다든가, 정지하지 않고 계속 가겠다는 의사표시가 자동차 밖에서 읽을 수 있도록 하는 장치가 필요하게된다. 차량의 속도도 외부에서 알 수 있도록 해주는 것도 방법일 수 있다.

걸어보지 않은 길이라 짐작만 할 뿐이다.

최고의 걱정은 사람의 개입이다. 자율주행에 원격 콘트롤까지 가능하게 되면 휴머니즘이라는 프레임으로 모든 교통관련 개념을 바꿔야 한다. 사람이 자율주행의 피해자가 되거나 장난감이 되어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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