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과교통과 전쟁, 주차예치금 시스템으로
통과교통과 전쟁, 주차예치금 시스템으로
  • 황경수 교수
  • 승인 2019.10.28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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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과교통과 전쟁, 주차예치금 시스템으로

                                                            

황경수(제주대학교 행정학과 교수)

통과교통을 어떻게 막을 것인가가 도로의 혼잡을 막는 하나의 중요한 과제이다. ‘쿨데삭(Cul De Sac)’이라는 막다른 골목길 기법을 통해서 들어온 차가 다시 나가야만 하도록 하는 기법이나 U자 형 도로계획을 통해서 들어오면 다시 자연스럽게 유자 형을 통해서 그곳으로 나갈 수밖에 없도록 하는 형태의 설계기법이 있다.

싱가포르 같은 곳에서는 구역허가제도(Area Licensing Scheme; ALS)를 만들어서 그 구역 내로 들어오는 차량에 대해서는 허가증을 소지하도록 하였였다. 효과가 컸다. 이 제도는 진화해서 1999년 이후 전자도로 요금 시스템(Electronic Road Pricing, ERP)으로 발전했다.

주요한 특징은 차량통행에 대한 확인과 요금징수의 자동화이다. 감지장치와 연결하여 가장 혼잡한 도로에서 최고의 통행료를 받을 수 있게 되었다. 전자도로 요금 시스템의 유료제도는 도로의 혼잡을 통제하기 위해서도 효과가 좋았고, 국민들도 쉽게 받아들여주었다. 전 세계의 가장 선진적 제도를 도입한 샘이었다.

여기에 덧붙여서 통과교통까지도 규제할 수 있는 주차예치금 시스템이 있어 소개하고 언젠가 제주도에도 적용될 것이라 기대해본다.

권영인 교수 등이 번역한 모리카와 다카유키의 지속가능 교통이란 책에서 소개되고 있는 주차 예치금 시스템(Parking Deposit System : PDS)’이다.

주차 예치금 시스템은 요금 부과 지역을 설정해 진입하는 자동차에 예치금을 부과한 후 지역 내에서 이용한 주차요금이나 쇼핑금액에 따라 환급해주는 시스템이다. 통과차량의 경우는 예치금을 환급받지 못하게 된다.

즉 단지 도로만을 이용할 것이면 들어오지 말고 돌아서 다른 지역으로, 즉 목적지로 가라는 것이다. 예를 들어 처음 진입할 때 5000원을 부과했어도 주차요금을 5000원 이상 지불했다면 당초 부과한 5000원은 환급되어 실제로 부과한 돈은 없게 하는 제도이다. 부과금과 환급금은 지역에 맞게, 상황에 맞게, 다양하게 설정할 수 있다. 이렇게 할 수 있는 것은 ITS(Intelligent Transportation System)시스템이 잘 되어 있기 때문이라 할 수 있다. 교통관련 정보를 정확히 파악해서 결과 후에라도 징구할 수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도심에서 모든 자동차를 쫓아내지 않고 방문객의 편의를 고려한 시스템이기 때문에 부과금을 설정해도 방문객이 감소하지 않을 것이라 본다. 도심의 번영을 유지할 수 있고, 차량들이 들어오는 것을 제약하지 않기 때문에 도시재생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부과금이라면 무조건 반대하는 사람도 이런 방법이라면 받아들이기 쉬울 것이다. 손님이 감소하는 것을 걱정하는 사업자나 가계주인들도 찬성할 것이다. 또한 예치금을 전액 주차요금으로 환불할 필요는 없고, 환급금을 조정하면 도심 진입혼잡통행료와 같은 효과를 내기 때문에 방문객이 타고 오는 자동차양에 대한 조절효과도 동시에 가질 수 있다.

첨단 시스템으로 통과교통을 막을 수 있다면 기존 ITS시스템의 활용도도 높아질 것이라 생각한다. 제주도에서는 통과교통이 얌전해지는, 통과교통은 얌전하게 이동할 수 밖에 없는 도시로 만들어졌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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